어느날 증자의 부인이 시장을 가는데 어린 아들이 따라가겠다고 울며 떼를 썼다. 부인은 우선 아이를 달랠 요량으로 “시장에 다녀온 뒤 돼지를 잡아 맛있는 반찬을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얼마후 부인이 시장에서 돌아오니 증자가 마당에서 돼지를 막 잡으려고 하고 있었다. 이를 본 부인은 재산이나 다름없는 돼지를 왜 잡으려고 하느냐며 말렸다. 이에 증자는 “당신이 아이에게 돼지를 잡아 반찬을 만들어 주기로 약속을 했으니 잡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인이 “아이를 달래려고 한 것을 가지고 진짜 돼지를 잡으면 어떡하냐”고 말렸지만, 증자는 “아이는 부모가 하는 대로 배우는 법인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아이가 뭘 배우겠냐”며 끝내 돼지를 잡았다.

-한비자 외저설좌상外儲說左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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