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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란 헤어진 지 사흘이면 마땅히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야' - 괄목상대刮目相對

盜跖 2012. 11. 10. 22:56

여몽은 삼국시대, 오나라의 장수이다. 어려서 집안이 가난해 공부를 하지 못했다. 오왕 손권은 여몽이 비록 어리고 못 배웠지만, 성품이 용맹하고 호탕해 중책을 맡겼다. 손권은 여몽에게 분부했다.

"이제 중임을 맡게 되었으니, 마땅히 많은 사서와 병서를 읽어 일을 잘 처리하라."

여몽은 속으로, "독서는 공부하는 사람들의 일이다. 나는 군대를 이끌고 나가 싸워 이기면 될 뿐이지 공부는 무슨 공부인가?"라고 생각하며 대답했다.

"군중의 일이 너무 많은데 독서할 시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손권은 크게 꾸짖었다. "너의 말은 옳지 않다. 시간이란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나도 책 읽기를 좋아한다. 나라를 맡아 매우 바쁘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읽고 또 읽는다. 조조 또한 늙도록 책을 즐겨 읽는다고 한다. 너는 젊고 유망하니, 시간을 만들어 공부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 있겠느냐?" 여몽은 감동하고, 한편 몹시 부끄러웠다. 이후, 그는 전쟁터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밤낮으로 정진했다. 얼마 후 현명하고 박식한 손권의 참모 노숙이 여몽의 진영을 방문했다가 크게 놀랐다.

"여보게 언제 그렇게 공부했나? 자네는 예전에 알았던 그 여몽이 아닐세."

여몽은 웃으며, "무릇 선비란 헤어진 지 사흘이면 마땅히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야' 하는 법입니다"라고 했다. 마침내 여몽은 지혜와 용맹을 갖춘 오나라의 대장군이 되었다. 적벽대전 등 여러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고, 후에 관우를 사로잡고 형주 땅을 되찾았다. '끼니는 걸러도 책은 거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공부의 참맛과 즐거움이 그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