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맞는 자들의 고도
-이연주

변기통 쇠줄에 목을 맨다
양변기를 출출 빠져나가는 물
피인가?

작정했던 닫힌 문이 열리고
다시금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사랑의 분노,
파괴공법을 연구하고 말리라
파괴란 새로운 수단을 냄새 맡는
진주라는 질병이니

지금 어디서 자신의 몸을 뜯어내고 있는
고달픈 자들,
협상할 수 없는 그리움은
끔찍이도 열렬히 가꿔진다
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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