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다행히도 그 부족 중에는 옛날 ‘새 주먹’의 혈통을 이어받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은 오랜 생각 끝에 덩굴을 엮어 조잡하나마 후릿그물을 만들어 흙탕물 속에서 고기를 잡기 시작하였다. 이 방법은 부족민들 전체가 옛날의 방법, 즉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기를 혼자서 잡아들였다. 또 다른 사람은 탄력 있는 나무 덩굴로 올가미를 만들어 영양들이 다니는 길목에 덫을 놓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는 옛날에 12명이 1주일 동안 몽둥이로 말을 잡았던 것보다 더 많은 고기와 가죽을 하룻밤에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곰이 지나간 자리에 깊은 구덩이를 파서, 그 위를 나뭇가지로 덮어 함정을 만든 후 곰이 떨어져 갇히면 돌멩이로 때려잡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리하여 그 부족민들은 예전보다 더욱 안전해졌으며, 사로잡은 곰들로 고기와 가죽을 비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새로운 방법들에 대한 지식이 보급되면서 모든 부족민들은 새로운 생활방식에 익숙해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물고기 그물을 만들고 영양 덫을 설치하고, 곰을 잡기 위한 함정을 파느라고 더욱 열심히 일을 하였다.

 일을 하면서 몇몇 사려 깊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였고 일부는 학교를 비판하기 시작하였다.

 “그물 짜기와 사용법, 덫 설치하기, 함정파기와 같은 새로운 활동들은 현대생활에 필수불가결한데, 왜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습니까?”

 그러자 무사안일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순수한 질문에 즉각 반박하였다.

 “학교?”
 “자네들은 지금 학교에서 배우고 있지도 않잖은가? 자네들은 지금 여기 진흙 속에서 일하고 있잖은가? 자네들이 하고 있는 일이 학교와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그러자 학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던 사람들이 대꾸했다.

 “학교는 지금 아무런 가르침도 주지 못하고 있소.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고, 몽둥이로 말을 때려잡으며, 호랑이를 몰아내는 수업이 무슨 소용이 있소? 그물의 사용, 영양 덫 설치하기, 곰 잡기를 왜 가르치지 않습니까?”

 그러나 대부분의 부족민들, 특히 학교를 관리하는 지혜로운 원로들은 이 제안에 대해 관대하게 웃음을 지으면서 말을 했다.

 “그렇게 해서는 교육이 되질 않네.”
 “그것은 단순한 훈련이기 때문이야. 물고기 잡기, 몽둥이로 말 때려잡기, 호랑이 몰아내기 등 기본적인 과목들로 학교 교육과정은 지금 양이 너무 많네. 우리는 그물 짜기, 영양 덫 설치하기, 곰 죽이기 등과 같이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이런 것들을 교육과정에 추가할 수가 없네. 구석기시대 초기의 교육제도를 창시한 우리의 위대한 ‘새 주먹’께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시면 지하에서 벌떡 일어날 걸세.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젊은이들에게 기본원리에 대해 보다 철저한 기초지식을 제공하는 것이네. 그러다 보니 요즘 중등학교 졸업생들까지도 심지어 교사들조차도 직접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다던가, 몽둥이를 쓰는 방법이 서투른데 그 이유는 우리가 기본원리 교육에 충실하지 않기 때문이지.”

 “하지만, 제기랄.”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들 중의 하나가 말을 이었다.
 “양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가 그런 쓸모없는 활동에 흥미를 갖겠습니까? 더 이상 쓸모가 없는데 말을 몽둥이로 때려잡는 방법을 배운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자 지혜로운 원로들은 매우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런 소리 하지 말게. 우리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네. 우리는 단순한 훈련으로 발전시킬 수 없는 일반화된 민첩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가르치네. 우리는 말을 잡기 위해 몽둥이로 말을 때려잡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네. 우리는 영양 덫을 설치하는 것처럼 평범하면서도 전문화된 작업으로는 얻을 수 없는 학습자의 일반화된 힘을 개발하기 위해, 몽둥이로 말을 때려잡는 방법을 가르치네. 우리는 호랑이를 몰아내기 위해 호랑이 몰아내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네. 우리는 생활의 모든 일과 관련되면서도, 곰 잡기와 같은 일로는 기를 수 없는 고상한 용기를 줄 목적으로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라네.”

  교육과정의 개편을 요구했던 대다수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중 가장 진보적이었던 한 사람이 마지막 항변을 하였다.

  “하지만 어쨌든 시대가 변했다는 점을 시인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최신식의 활동을 시도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아마 이런 새 방법들이 상당한 교육적 가치를 가질 것입니다.”

  그러자 마침내 지혜로운 원로들이 분개했다. 그들의 친절한 미소는 사그러들었다.

  “ 자네가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진정한 교육의 본질은 시간을 초월한다는 것을 알 것이네. 교육이란 거센 물살 속에서도 당당하게 버티고 서 있는 바위와 같이, 변화하는 조건 속에서도 버티어 내는 그 무엇이네. 교육이란 어떤 영원한 진리이며, '검치호랑이 교육과정'은 그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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