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賢者)였던
수피(sufi) 물라 나스루딘(Mulla Nasruddin)은
아내를 무척 사랑하였다.
그러나 어느 날은 자신의 비참함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편지를 써서 불평을 늘어놓았다.

언제나 사랑하는 아내에게..
지난 한 해 동안 나는 매일 당신을 사랑하고 싶었소.
하지만 당신은 늘 나를 거부하였소.
다음에 열거하는 것들이 당신이 나를 거부한 이유요.

아이가 깰까봐 : 7번
너무 더워서 : 15번
너무 추워서 : 3번
너무 피곤해서 : 19번
너무 늦어서 : 16번
너무 일러서 : 9번
잠자는 척 : 33번
창문이 열려서 이웃들이 들을까봐 : 3번
허리가 아파서 : 16번
이빨이 아파서 : 2번
머리가 아파서 : 6번
기분이 나지 않아서 : 31번
잠 안자는 아기가 울까봐 : 18번
너무 취해서 : 7번
손님이 옆방에 자고 있어서 : 7번
"당신이 생각하는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죠" : 62번

여보, 다음 해에는 기록을 좀 더 향상시킬 수 없겠소?
- 늘 당신을 사랑하는 남편 물라 나스루딘


그 다음날 물라 나스루딘은 아내로부터
편지를 한 장 받았다.
그곳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사랑하는 물라
나는 당신의 편지를 읽고 오래 생각해 보았어요.
나도 당신과 사랑하고 싶답니다.
하지만 당신은 내가 사랑하고 싶어 할 때에
항상 내 곁에 없었답니다.
당신이 나에게 보낸 거부한 이유의 순서와 횟수를
이런 식으로 바꾼다면 내가 당신에게 하고픈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될 거예요.

너무 취해서 : 39번
너무 늦게 와서 : 52번
손님을 데려와서 : 7번
너무 피곤하게 자서 : 24번
너무 기분이 나빠 있어서 : 15번
......

- 늘 당신을 사랑하는 아내

    
오직 쓰고 달고, 즐겁고 고통스러우며, 높이 날아 올랐다가
떨어지고, 한때는 천국이 되었다가 한때는 지옥이 되는
사랑를 통해서만, 오직 사랑을 통한 고통과 기쁨의 깊은 체험을
통해서만 그대는 깨어나게 된다.
그런 체험은 그대를 깨우는 데 필요한 것이다.

- 오쇼 라즈니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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