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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드리딩은 말 그대로 상대방의 마음을 침착하게 읽어내고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이끄는 기술에 관한 책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콜드리더들의 심리적 트릭을 폭로하는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점집을 개업하는 사람이나 영업으로 성공해보려는 사람들의 지침서가 될 수 도 있고, 반대로 그들의 밥그릇을 깨는 책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상당히 기능적이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점장이에게 복채를 지불하는 것은 단지 심리적 위로를 얻는 댓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사기꾼들의 능숙한 말솜씨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 내성도 길러질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콜드리더들의 심리적 트릭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책을 통하여 무언가 얻고자 한다면 그 소득은 적지 않다. 콜드리더들이 구사하는 대화법은 악의적으로 남을 속이고자 하는 의도를 배제한다면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기능을 할 것들이 때문이다.

 다만, 사람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접근법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다음은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콜드리딩은 대화 속에서 심리적인 트릭을 구사하여, 생면부지인 상대의 마음을 간파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일까지 예언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말이 어렵다면 사람들의 단단한 지갑을 여는 '점장이'의 화술이나, 무엇에 홀린 듯 구매계약서에 싸인하게 만드는 능숙한 '영업사원'의 말솜씨를 떠올리면 된다. 좀 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하자면 '나라면 절대 속아 넘어 가지 않을 거야.'라고 장담하는 사람을 후리는 사기꾼의 말재주나, 더블 바인드 기법을 사용하여 'No'라는 여자의 대답을 원천봉쇄하는 남자들의 상투적인 수법을 떠올리면 된다.

 "같이 식사할까요, 아님 술 한 잔 하실래요?"

 "저, 시간이 별로 없어서..."

 "그런 간단하게 차라도 한 잔 하죠."

 "네? 뭐... 차 한 잔 정도는..."

 콜드리더들은 상담자와 자신 사이에 먼저 라포르(Rapport:정신감응)를 구축한다. 처음 만난 사람도 오랜 친구처럼 '편안하게' 대하면서 바위처럼 굳건한 자신감으로 무장, 웬만한 일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자세를 취한다. 상담자는 그러한 콜드리더 앞에 앉으면 등줄기에 땀이 흐르기 십상이다. 그러다 콜드리더가 던지는 말 한마디에 와르르 무너지고 만다.

 콜드리더들이 상담자를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이 스톡 스필이다. 스톡 스필은 최대한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점장이들의 스톡 스필을 예로 들어보자.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걱정거리나 고민이 다음의 4가지 카테고리 중 하나에 해당된다.

1. 인간관계

2. 금전(경제 전반)

3. 꿈(목표)

4. 건강

 그렇다면 점장이들은 상대가 품고있는 고민거리의 카테고리를 어떻게 찾는가?

 다음의 대화를 보자.

 "뭔가 사람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아니요, 저는 지금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아니, 그럼 지금 경제적인 문제가 사람 문제하고 전혀 상관이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니, 전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옛말에도 돈이 무슨 죄냐고 했습니다. 깊이 따지고 들어가면 사람하고 전혀 상관없는 돈 문제는 있을 수가 없죠."

 "말씀을 듣고 보니 그것도 그러네요. 사실 이번 일도 친구 말만 철석같이 믿은 것이 화근이었어요."

 이 짧은 대화를 통해 콜드리더들은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눈치채이지 않으면서 상담자가 금전 문제로 고민하고 있음을 알아낸다. 엉뚱하게도 인간관계에 대한 언급에서 시작해서 금전 문제로 확장시켜가는 줌아웃기법의 위력이다.

상담자가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알아낸 콜드리더들은 다음 단계로 '셔틀 네거티브(Subtle Negatives)'를 이용하여 교묘하게 상대방을 떠보면서 정보를 수집한다. 셔틀 네거티브는 한마디로 부정의문문을 사용해 '예스'나 '노' 어떤 것으로 대답해도 결국 모두 맞춘 것으로 몰고 가는 화법이다.

 "(머리를 갸우뚱거리며)고양이는 안 기르시죠?(셔틀 네거티브)"

 "어, 기르고 있는데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역시 그랬군요. 선생님 사주에 고양이 그림이 나와서 말예요."

 이 콜드리딩은 그야말로 멋지게 성공한 것이다.

 "(머리를 갸우뚱거리며)고양이는 안 기르시죠?(셔틀 네거티브)"

 "네, 안 길러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러시군요. 분명히 고양이를 안 기르시는데, 선생님 사주에 고양이 그림이 나와 있단 말예요. 그렇다면 혹시 선생님 주변에 고양이 기르시는 분이 있나 본데요."

 "아, 네. 친정 엄마가 고양이를 세 마리나 키우세요."

 이렇게 되면 점괘가 빗나가기는 커녕 오히려 이 부정의문문 덕분에 콜드리더들은 상대방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친정 엄마라고 하는 걸 보면, 결혼을 했거나 이혼 후 독신일 가능성이 높다. 어머니가 고양이를 세 마리나 키우는 걸 보면 잔정이 많거나 외로운 처지일 수 있다.'는 등의 정보까지 덤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하는 건 아니죠?"하고 묻는 부정의문문(셔틀 네거티브)은 상대가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이 100% 적중할 수밖에 없는 화법이다.

 물론 문장이나 책으로 읽으면 속이 너무 빤히 들여다보여 속임수라는 걸 누가 눈치 채지 못할까 싶지만, 실제 이야기로 풀어가다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대화는 자연스레 이어진다.

 상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콜드리더는 절대 빗나가지 않는 예언, 즉 셔틀 프리딕션(Subtle Predictions)을 구사한다. 셔틀 프리딕션은 한마디로 미래를 예언했다고 믿도록 하는 트릭이다. "가까운 장래에 ~가 있을 겁니다.", "앞으로 ~는 잘될 겁니다.", "아무쪼록 ~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등으로 구사되는 셔틀 프리딕션은 설사 그것이 빗나간다 하더라도 정말 빗나간 것인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번 분기에 제법 큰 돈이 들어오겠는걸요. 하지만 기회란 항상 눈에 띄지 않고 사소한 곳에 숨어 있기 마련이지요.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놓쳐버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이와 같이 가능하면 범위가 넓고 실현되기 쉬우며, 웬만해서는 틀렸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없도록 예언하는 것이 셔틀 프리딕션의 요령이다. 어느날 목돈이 들어왔을 때 상담자는 선택적 기억에 의해 콜드리더의 이 말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무릎을 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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