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를 치다 보면 꽃놀이패도 아니지만 똥패도 아닌 패를 잡을 때가 있다. 
던지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들고 있어봐야 별 뽀족한 수가 날 것 같지도 않은 바로 사람 잡는 패다. 눈 질끈 감고 버릴 수 있을 때 버리고 죽을 수 있는 판은 차라리 다행이고 행운이다. 죽어야 하는 패를 들고 갈 데까지 가보는, 가보고야 마는 그 못 말리는 심정이란? 
이제사 말이지만 정이란 것이 딱 그 짝이다. 한자리서 웃다 우는 꼭 그 꼴이다. 미운 정 고운 정 그 빼도 박도 못하는 정 때문에 우리는 곧잘 흥얼흥얼 흘러간 통속에 젖는다 누가 뒤집힌 화투패를 알겠는가? 그러므로 어제도 오늘도 내 변함없는 애창곡은 나애심의 '과거를 묻지 마세요'다. 그렇게 유행가는 돌고 화투패도 돈다. 돌고 돌아 통속이고 그 불멸의 통속으로 나는 또 당신이 그. 립. 다 
-박이화, '불멸의 통속'
- <주변인과 문학>이 전하는 詩로 여는 아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