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를 죽음의 땅, 킬링필드로 만든 사람들 대다수는 순박한 농민들이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악귀'로 변한 건, '정치적 광기'에 감염됐기 때문입니다.

중세유럽의 순박한 농민들은 이웃 여성을 붙잡아서는 온몸을 꽁꽁 묶어 강에 던졌습니다. 빠져 죽으면 ‘마녀를 처단했다’고 기뻐했고, 죽지 않으면 ‘마녀라는 증거를 찾았다’며 태워 죽였습니다. 그런 짓을 하면서도, 자기들이 미쳤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마녀사냥에 동조한 사람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시기심과 질투심이, 다른 한 구석에는 권위에 대한 두려움과 복종심이 있었습니다. 이런 마음이 ‘악’은 아니지만, 이런 마음을 부추기는 자들에게 현혹되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악귀’가 될 수 있습니다.

-전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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