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갯벌

from 바람의노래 2017. 9. 28. 09:09

파도는 거품을 몰고 천지를 휩쓸고 와
제풀에 빈손들고 나동그라진다.
황홀해진 황혼이 짙은 키쓰와 애무로
바다의 가슴을 한껏 키우고는
종언의 예고가 되어 버린다.
간조 때엔 자루를 메고 게구멍이 있는
먼 갯벌 끝까지 나가 핥듯 헤맸다.
청춘의 만조가 다 빠져나간 뒷녘에야
그 밑바닥에 부복한
나를 부풀게 하던 것을 캐어 알 듯.
그 어떤 사세한 감정의 움직임
형이상학적인 것의 생성 소멸의
그 까닭도 캐어보고 알듯.
-가을의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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