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혁명은 과학적이지 않고 정치적 권력 투쟁의 결과다. 과학의 역사는 점진적인 진보의 역사가 아니라, 혁명적인 단절의 역사였다.
이는 진화론에 대한 일반인의 관점과도 유사하다. 대중적으로 이해되는 진화론은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개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로 다윈의 진화 개념은 점진적인 발전이 아니라, 당시 그 환경에 부합하는 수평적인 변화일 뿐이다. 그래서 진화론에 대한 비판 중에 "고릴라도 수십만 년 후에는 인간이 되는가?"라는 비판은 진화에 대한 개념의 오해에서 기반한 질문이 된다. 이 질문은 고릴라보다 인간이 더 발전된 존재이고, 진화란 발전된 방향으로 진보하는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실제 다윈의 진화 개념은 발전이 아니다. 고릴라도 수십만 년 후에는 진화할테지만, 그것은 예측하기 힘든 방식으로의 변화일 것이고, 인간도 수십만 년 후에 다른 방향으로 진보가 아닌 진화를 하게 될 것이다.
쿤의 패러다임 이동도 마찬가지다. 다음 세대의 과학은 우리와는 다른 모습일테지만, 우리의 과학 성과로부터 점진적으로 진보한 과학이 아니라, 우리와는 전혀 공통점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과학일 것이다.
-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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