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원래 가난한 농가의 출신으로, 와세다라든가 콜롬비아라든가 하는 데서 다소 하이칼라적으로 되었다고 해도 결국은 지식을 팔아 먹고 사는 머슴살이 신세입니다.

군, 관료, 재벌로 된 한국의 현 지배계층은 전 인구의 0.2%인 7만5천 명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찰스 1세의 목이 달아난 청교도혁명 당시의 영국 전 인구에 대한 왕후, 귀족, 승려 등의 지배계급 퍼센트와 동일합니다. 0.2%인 한국 지배층의 지배체제를 밑에서 받치고 있는 자들은 저널리스트, 정치가, 종교인, 대학교수, 지식을 팔아서 살아가고 있는 지식인 계층입니다.

그러나 머슴은 결국은 머슴에 지나지 않는 신분이면서, 독약을 먹을 바에야 그릇까지 먹는다고나 할지, 외세에 기생하는 자국의 매판체제에 대한 옹호에서는 지배층 당사자들보다도 더 열을 올리지요. 그리고 이 잔인한 체제 하에서 억눌려 고통을 받는 민중은 자신과는 관계없는 존재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양심의 가책이 없는가 하면, 없을 리야 있겠습니까? 끊임없는 양심의 가책이 자신만은 부패되지 않고 양심적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에 대한 적의로 나타난 것입니다. 헐뜯고, 비방하고, 코웃음치며, 빨갱이이기 때문에 접근하지 말라는 등..., 오늘날 한국에는 이러한 장덕수가 너무 많습니다.

-정경모, "찢겨진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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