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죽음을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삶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간다. 오늘이 지나면 항상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내일 친구에게 손내밀어 도와주면 되고, 내일 부모님께 전화하면 되고, "사랑해"라는 말도 내일 하면 돼. 나도 처음에 진단을 받고서 한동안은 그렇게 살았다. 내일이 백만 번도 더 남아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자신이 죽으리라는 걸 정말로 알았을 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기 시작했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는 사는 법을 배운다. 삼키기 힘든 교훈이다. 이제야 겨우 사는 법을 배웠는데 곧 죽는다니.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아름다움을 경험한다. 어느 순간 갑자기 하늘의 해가 기쁨을 만끽할 이유가 되고, 꽃들이 살아 숨쉬는 듯하고, 산들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면 거의 종교체험이라도 한 듯 희열을 느낀다. 나라는 인간이 더이상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남에게 무엇을 주느냐 그리고 이 세상을 어떤 식으로 사랑하느냐로 정의된다. 내가 보기에 그 정도면 괜찮은 죽음이다.

-다비드 메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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