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많은 것이 변해야 하지만 자신만은 바꿀 게 없다고 확신할 때 대체 누가 그들에게 다르게 일하라고 가르치겠는가?

* 넌 멍청해서 1 더하기 1도 모르지?
* 바보 같은 소리 좀 작작해라.
* 주둥이 닥쳐. 나는 그러라고 돈 받는 거니까.
* 죽여주게 게으르지만 똑똑하긴 하구나.
* 난 거기 관심 없다. 방해하지 마라.
* 너희가 뭔가 먹을 걸 줘야만 조용해지지?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공부나 해라.
* 나를 바보 취급하려는 거냐?
* 너희들이 할 수 있으면 해봐.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 한 대 얻어맞기 전에 조용히 해라.
* 너희 때문에 돌아버리겠다.
* 너희랑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다.
* 너희 때문에 기운이 다 빠진다.
* 하루 종일 너희랑 함께 있으면 어떤 놈도 못 견딜 거다.
* 자꾸 그러면 다음번에 뜨거운 맛을 보게 될 거야.
* 돼지 같은 자식들!
* 내가 큰 소리를 질러도 너희는 절대 겁 안 먹지?
* 본때를 보여주마.
* 정말 죽도록 패주고 싶다.
* 너희 같은 악질적인 녀석들은 첨 본다.
* 그 따위 실력으로 대학에 어떻게 갈래?
* 맙소사! 그렇게 멍청한 말을 하다니.
* 자식들이 입만 살아가지고!
* 그만 끝내라. 언제까지 날 여기 앉혀둘 작정이냐.
* 조심해. 낙제점을 받은 녀석은 계엄령에 따라 총살할 거야.
* 아주 괴발개발 잘도 쓰는구나.
* 내가 너희 같은 녀석들한테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지?
* 너희들은 구제불능이야.
* 당장 창밖으로 던져버릴 테다!
* 넌 대체 어떤 집 자식이냐? 보나마나 엉망인 집구석에서 자랐겠지.
* 난 너한테 빵점을 줄 수도 있어.
* 주둥이 닥치고 있어!

 발달심리학적 지식은 대폭 부족하고 학습이론 따위에도 별로 개의치 않는 김나지움 교사에게는 교육학에서 단 하나의 처방 레퍼토리면 족한데, 그것은 19세기 프로이센 군대 특무상사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다.
 교사는 물론 학생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김나지움에서는 단일 경작이 행해진다. '학생들', '학급' 그리고 교과 내용만이 있을 뿐이다. 개개의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봐요 선생님들, 우릴 이대로 내버려 두세요! 우린 그저 벽 속의 벽돌들일 뿐이죠. 선생님들도 마찬가지, 벽 속의 똑같은 벽돌들일 뿐이죠."
-핑크 플로이드, <Another Brick in the Wall>에서

 "저희도 이제 다행히 그 선생님에게서 벗어났습니다."는 학부모의 안도감,
 "까마귀는 다른 까마귀의 눈을 뽑지 않는다."는 교사들 간의 직업적 연대의식...

 마초처럼 굴면서 교사를 습관적으로 깔아뭉개고 아이가 받은 점수가 부당하다면서 항의를 하거나, 아니면 아무 관심 없이 직장 일에만 충실한 아빠들. 버릇없는 자식 뒤를 늘 히스테리컬하게 따라다니고 대학물 좀 먹었다고 뭐든지 다 잘 아는 척하는 달리 별로 할 일도 없는 극성 엄마들, 첫 번째 생활통지표를 나눠주기 무섭게 응석꾸러기 자식의 유년기가 곧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 갱년기의 울보 엄마들, 행실 나쁜 자식의 도시락을 한 번도 싸준 적이 없는 파마머리의 하층민 엄마들.
 그들 모두가 악의로 똘똘 뭉쳐 비열한 비난을 일삼으면서 교사를 공격한다. 학부모회의에 모여 흥분하면서 자기 아이들을 맡은 무능한 인간 무리에게 야유하고 사사건건 참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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