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이 말하자 없던 호랑이도 나타났습니다

전국시대 위나라 때의 일이다. 조와의 일전에서 패한 탓에 태자와 대신 방공(庞恭)이 한단(邯郸)에 인질로 가게 됐다. 떠나기 전 방공이 위왕에게 물었다. 지금 한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은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두 사람이 호랑이가 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방공의 재차 물음에도 왕은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세 사람이 호랑이가 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세 번째 묻자 왕은 믿을 것이라 답했다. 방공이 위왕에게 당부했다. 호랑이가 없다는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허나 세 사람이 말하자 없던 호랑이도 나타났습니다. 한단은 저잣거리보다 멀리 있습니다. 세 사람보다 더 많은 이들이 신을 헐뜯으려 할 것입니다. 왕께서는 부디 이 점을 살펴주시길 바랍니다. <한비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