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신종 만력제 주익균은 주酒·색色·재財·기氣(못된 성깔)에 탐닉했는데, 그의 재물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어 틈만 나면 전국 각지에 광세사를 파견해 세금 거두어 들이는데 혈안이 되었다. 이에 '민심은 마치 불만 살짝 붙였다 하면 터져버릴 시한폭탄 같았으며, 나라 꼴은 손만 살짝 대면 온 땅에 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터진 수박 같은 판'이었다. '황상은 자자손손 천만년 편안히 살 계획을 세우면서, 어찌하여 백성들에게는 단 하루아침 하루저녁 편안함도 주려하지 않느냐'는 백성과 신하들의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이런 백성들의 원성에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지만 그는 마치 동굴 속에 지쳐 누워 있는 흉악한 이리처럼, 일단 '적의 기미'를 감지하기만 하면 본능적으로 뛰쳐나와 험악한 아가리를 벌렸다.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숱한 학살과 더불어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이단 사상가 이탁오를 죽음으로 내몬 것도 그였다.

-<이탁오 평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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