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탕한 여자 같으니!"
그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그의 목소리는 분노로 끓어오르고 있었다.
"빌어먹을 마누라! 아니 지금은 내 마누라도 아니지. 그 여잔 나 몰래 바람을 피웠다구! 내가 뭐든지 다 해줬는데 말야. 형편없는 창녀 같으니라구!"
그의 목소리는점점 커지고, 분노에 떨고, 독을 품었다. 그는 20분이 넘게 이혼한 부인에 대한 불만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예정된 상담 시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점점 열을 올리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상태가 오래가겠다고 판단한 나는 그의 기분을 바꿔보려고 이렇게 말했다.
"글쎄요, 이혼한 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다음번 상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좀더 자세히 얘기해봅시다."
그리고는 그에게 부드럽게 물었다.
"그런데 이혼한 지는 얼마나 되셨죠?"
그가 대답했다.
"지난 5월로 17년 됐소."

우리는 인간 존재의 자연스런 사실로서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고통에는 불가피한 것이 있는 반면에 우리 스스로 만든 고통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앞에서 고통을 삶의 자연스런 부분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태도가 어떻게 스스로를 영원한 희생자로 여기며, 자신의 문제에 대해 타인을 비난하게 만드는가를 살펴보았다. 그것은 자신의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또다른 방식으로 스스로 고통을 키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받은 상처를 마음속으로 곱씹으면서 자기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느낌을 점점 키워가고, 그 결과 고통을 끝없이 살아 있게 만든다. 우리는 어쩌면 상황을 달라지게 만들 수 있다는 무의식적인 소망을 갖고서 고통스런 기억을 거듭 떠올린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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