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 이학의 조종 정호·정이 형제가 함께 연회에 참석했는데, 자리에 기녀가 앉아 있는 것을 본 동생 정이는 옷깃을 떨치고 가버렸다. 그런데 형 정호는 도리어 편안하게 재자가인들과 술 마시고 놀며 마음껏 즐기다 헤어졌다. 다음 날 정호가 정이의 서재에 가니, 정이는 아직도 얼굴에 노기를 띠고 있었다. 정호가 웃으며 말했다. "어제는 자리에 비록 기녀가 있었지만, 내 마음에는 그녀가 없었다. 오늘은 서재에 본래 기녀가 없는데, 네 마음에는 도리어 그녀가 있구나"

-이탁오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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