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을 노래함

from 바람의노래 2018. 2. 1. 11:45

나는 들었다

곤의 아들 우(禹)가 죽은 아비의 배를 가르고 태어나

물길은 터야 하는 법이라

쌓고 막는 게 아니라 트고 나서야

물은 흘러 충충히 내려갔다고

삼문협(三門峽) 골짜기를 스치는 바람마저 소슬하리니

곤이여, 그대의 우직함이

아들의 지혜를 열었다면

죽음이라도 달게 받아 서운치 않았으리.

-고운기, "곤을 노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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