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 이전의 나는 한 마리 개에 불과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성인의 가르침을 배웠지만

정작 성인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공자를 존경하지만,

공자의 어디가 존경할 만한지 알지 못한다.

이것은 난쟁이가 사람들 틈에서 연극을 구경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잘한다는 소리에 덩달아 따라 하는 장단일 뿐이다.

나이 오십 이전의 나는 한 마리 개에 불과했다.

앞에 있는 개가 자기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같이 따라서 짖었던 것이다.

만약 누군가 내가 짖는 까닭을 묻는다면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쑥스럽게 웃을 수밖에……

-이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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