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from 좋은글모음 2009. 5. 11. 10:55

20세기 초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새로운’ 자유주의는, 이름은 닮았지만, 정치적으로 전혀 다른 교리를 내포하게 된다. (신자유주의의 완성자라 할 만한 하이에크가 그 이름을 거부했다는 점을 상기하는 게 좋겠다.) 푸코의 분석이 크게 빛을 발하는 부분은 이 지점이다. (독일의) 신자유주의 이론가들은 경쟁이 전혀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후설을 인용하면서, 경쟁은 특정한 조건하에서만 나타나는 형상(form)과 같은 것이라고 이론화했다. 그렇다면 경쟁은 인간들의 충돌을 통해 ‘인위적으로’ 드러나게 해야만 한다. 그와 동시에 인간은 경쟁을 형상으로 삼아 새롭게 구성될 것이다. 여기에 정치의 자리가 있다. 정치는 경쟁을 전파하고 주입시키기에 유리한 모든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떠맡는다. 따라서 신자유주의하에서 국가는 ‘작은 정부’라는 수사 아래 공격적인 통치술을 수행한다. 이 통치 전략은 억압적이고 외면적인 방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이고 내면적인 선택의 지점에까지 파고든다. 그 결과 사회의 각 영역에서 난폭한 서바이벌쇼가 벌어지지만, 이것은 자유가 구현되는 유일한 방식으로 간단히 받아들여진다.


"신경민 앵커와 신자유주의 [2009.05.08 제759호]", 한겨레21 중에서
-이찬웅 프랑스 리옹고등사범학교 철학박사과정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48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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