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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이은 흡혈귀 문학의 계보

[드라큘라] 이전에도 흡혈귀 전설을 문학적으로 현실화한 작품은 여러 편이 출간되어 있었다. 괴테가 1797년에 쓴 아름다운 시 [코린토스의 신부]를 시작으로 폴리도리의 [뱀파이어](1819)에 이어 알렉세이 톨스토이, 발자크 등도 흡혈귀를 소재로 삼은 작품을 썼다. 특히 러시아의 청년 작가 알렉세이 톨스토이는 [흡혈귀],[흡혈귀의 가족],[300년 후의 만남]이라는 소설을 잇따라 발표하였다. 그리고 반세기 후 영국에서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가 출간되었다.
흡혈귀를 다룬 작품 가운데서도 [카르밀라]는 현재까지도 훌륭한 흡혈귀 소설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조셉 세리단 르 파누가 1871년 발표했다. 아버지의 성에 살고 있는 로라는 어느날 찾아온 낯선 소녀 카르밀라를 맞이해 이내 가까워진다. 그러나 카르밀라를 어린 시절 악몽 속에서 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로라와 카르밀라 사이의 동성애 같은 관계를 은근하게 드러내면서 로맨틱한 공포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가 하면, 마지막 장까지 카르밀라가 흡혈귀인지 희생자인지 알 수 없는 치밀한 구성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결국 이 작품을 통해 작가 르 파누는 흡혈귀의 전설을 이야기에 접목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브랜 스토커는 이 작품을 읽고 [드라큘라]의 기본 틀을 이루는 아이디어를 얻어 소설을 더욱 구체화한다.


드라큘라, 흡혈귀의 운명을 짊어진 블라드 체페슈

브램 스토커는 흥미로운 전설에 현실감을 불어넣기 위해 실제 역사 속에 존재했던 인물을 모델로 삼았다. 그 대상은 15세기경 왈라키아(현재 루마니아)를 다스린 영주, 블라드 체페슈이다.
사실 블라드 체페슈는 흡혈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는 뛰어난 군사적, 건축학적 재능과 그에 못지않은 잔혹한 행위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부하와 적의 포로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곤 했는데, 이때 그가 즐겨 썼던 방법이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몸에 말뚝을 박는 일이었다. '드라큘라'는 루마니아에서 '악마' 혹은 '용'을 뜻하는 단어로, 블라드의 별명이었다. 오스만투르크 제국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그는 루마니아에서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었으나, 19세기 스토커의 작품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흡혈귀의 운명을 짊어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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