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선 후기 풍속화의 대가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의 '선유도(船遊圖)',
그냥 무심히 보면 양반네들과 기생들의 뱃놀이를 그린 그렇고 그런 그림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유심히 살펴보자.
갓을 쓴 세 사내는 양반이다. 여자 셋은 머리 모양으로 봐서 기생이다.
뱃고물에서 장대를 들고 배를 움직이는 사람은 뱃사공이고
가운데에서 퉁소(또는 대금)를 불고 있는 사람은 악사이다.

그런데 이 한 폭의 그림에서 신윤복은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다.

제일 왼쪽의 사내는 은근하면서도 노련한 스타일이다.
서화담을 유혹하기 위해 눈을 감고 자는 척 했던 황진이 같이,
뱃전에 기대 손을 씻고 있는 기생 옆에서
척하니 턱을 괴고 은밀한 유혹의 언어를 속삭이고 있다.

배 한가운데 뒷짐을 지고 서있는 사내는 내숭을 떠는 스타일이다.
기생들과 어울려 뱃놀이를 왔음에도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헛기침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눈은 이물에 앉아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는 기생에게 눈길이 가있다.

제일 오른쪽 사내는 노골적인 스타일이다.
그의 몸은 이미 기생에게 밀착되어 있다.
그리고 곰방대를 기생의 입에 들이대며,
'이거 괜찮어, 한 번 피워 봐'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내 감상에는 다소 비약이 있지만,
신윤복은 이 한 폭의 그림으로 화류계(?)의 백태를 압축해서 표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