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배의 규모는 어떠했을까?

 목포해양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신안선을 보면 3층건물 높이의 규모이다. 엔닌의 기록에 따르면 일본이 견당사를 보낼 때 신라선을 이용했다고 하는데, 150명의 인원과 조공품, 무역품 등을 실었다고 하니 신라선은 적어도 신안선 크기의 150톤 이상의 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동양에서 발견된 최대 규모의 무역선은 천주만 출토선인데, 길이가 35m이고, 200톤의 적재가 가능하므로 배의 무게까지 합치면 300톤에 달한다. 따라서 신라선도 신안선과 천주만 출토선 사이의 규모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전선이 아닌 무역선, 게다가 대양을 건너는 배라면 노를 사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신라의 무역선은 사각돛이 2개 이상 달린, 노를 사용하지 않는 범선이었을 것이다.

 범선은 바람으로 운항한다. 장보고 선단의 대양 항해에는 불가사의한 점이 있었다. 바람이 순풍이 아니라 역풍일 때 어떻게 항해를 했을까? 우리나라를 둘러싼 서남해안에는 하절기 6개월동안은 남동풍이, 동절기 6개월동안은 북서풍이 분다. 이른바 계절풍이라는 것인데, 엔닌에 따르면 신라선을 타고 21일만에 중국을 갔다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장보고의 선단이 역풍을 뚫고 운항을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현대 요트는 삼각돛을 45˚까지 기울여 맞바람을 이용한 역풍 항해가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배가 역풍에 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요트 아래에 1m 크기의 킬(keel)이라는 것을 달고 그것을 이용해 부력을 일으켜 앞으로 나아간다고 한다.

 그런데 엔닌의 기록에 따르면 좌초된 신라선 하부에 누아(피수판)라는 것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킬과 같은 용도로 쓰인 것으로, 장보고 선단은 돛을 비틀어 측면풍을 이용 지그재그로 항해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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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누아를 장착한 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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