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로장생약

 진시황 영정(瀛政)이 수은중독으로 죽었다는 설이 있다. 그리고 중국의 유명한 임금들이 바로 이 수은중독으로 말년에 고생하다가 유명을 달리했다고 한다. 이름없는 평범한 임금이 아니라 한 제국을 창업한 진시황, 탁발규 같은 패왕(覇王)들이 바로 이 수은의 주된 피해자들이다. 비업(丕業:나라를 창업하거나 통일하는 큰 일)을 이루고 난 후 쇄잔해진 자신을 한하며 이들은 불노장생을 꿈꾸었다고 한다. 변하지 않는 속성인지 금이나 은, 수은 같은 중금속이 당시 불노장생약의 주된 소재였다고 한다. 중국의 연금술은 바로 이런 불노장생에의 욕망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물론 결과는 비참한 죽음이었다.

 신라는 과거 진나라가 망하고 유민들을 대거 받아들인 경험이 있다. 그래서 중국 쪽에서는 진한(秦韓)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원래는 진한(辰韓)이 바른 표현인데, 중국에서는 진나라 유민들이 간 곳이라고 해서 진한(秦韓)이라고 불렀다. 아마 그때 진나라의 수은을 이용한 약품들과 이 약품을 만드는 기술이 전래되지 않았을까.

(辰:진, 동쪽을 뜻하는 12지지, 秦:진, 나라이름)


[2] 화장재료

 구한말에도 화장품에 수은이나 납을 넣어서 이로 인한 피해가 많았다고 한다. 과거 중국 월나라시대(越:춘추시대)에 미인 서씨(徐氏)가 유난히 흰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마 수은이나 납중독이 아닌가 한다. 이게 얼마나 인체에 유해한지 모르고 중독되면 오히려 얼굴이 하얗게 되는 것이 좋아 고대로부터 수은이나 납이 화장품의 주 재료가 되었다. 더구나 신라는 "화랑"이라하여 남자들도 화장을 하였기에 어느 나라보다 납이나 수은이 더 필요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3] 금의 재료

 고대로부터 인간의 영원한 염원, 자연으로부터가 아니라 인간의 힘으로 금을 만드는 기술인 연금술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수은이다. 하지만 강가에서 사금을 채취할 때도 수은이 필요하다. 모래속에 섞인 사금의 입자를 하나로 뭉쳐내는데 수은이 쓰인다고 한다. 지금도 동남아에서 사금채취에 수은이 이용된다고 한다. 이 또한 유해한지도 모르고 돈벌이때문에 맨손으로 수은을 만진다고 한다. 황금의 나라 신라에서도 황금을 채취하는데 수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