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무리 기세가 대단했던 기생도 나이가 많아지면 이렇게 처량 맞게 되기 마련입니다. 기생이 늙으면 흔히 세 가지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우선 미모가 스러지고, 그 다음엔 재물이 바닥나고, 마지막엔 명성까지 흐려진다고들 말하지요. 그래서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아주 무료해 가지고, 곰방대도 피워 물었다가 생황도 불었다가 하면서 소일합니다. 저 여인의 두 발 놓임새가 이렇게 헤벌어진 걸 보면, 아마도 전성기가 지난 것 같은데 얼마나 쓸쓸하고 처량 맞습니까? 옛 시절이 화려했으면 화려했던 만큼 쓸쓸함도 배가 되었겠죠?
-오주석, "한국의 美 특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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