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호의 영어읽기

from 좋은글모음 2010. 8. 11. 01:03

한학과 영문학에 정통했던 변영만卞榮晩(1889-1954)은 어느 날 단재가 영어책을 읽는 것을 보고 기겁을 하였다. 'neighbour'를 단재는 '네이그후바우어'라고 읽지 않는가. 변영만은 놀라 단재에게 "단어 안에 묵음이 있으니, '네이버'라고만 발음하시오"하였다. 그런데 단재의 말이 더 엉뚱하다. "나도 그거야 모르겠소. 그러나 그건 영국인의 법이겠지요. 내가 그것을 꼭 지킬 필요가 무엇이란 말이요" 아, 이 자신감! 요즘 어디서 이런 대담한 인간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신채호는 칼라일Thomas Carlyle의 "영웅숭배론",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의 "로마쇠망사"까지 거침없이 읽는 수준이었다.

-강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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