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산수는 그림과 비슷하기를 바라고, 산수 그림은 진짜와 비슷하기를 바란다. 진짜와 비슷하다는 것은 자연스러움을 귀히 여긴 것이요, 그림과 비슷하다는 것은 기교를 숭상한 것이다. 하늘의 자연스러움이야 원래 사람들이 본받을 만한 법이지만, 사람의 기교 또한 하늘보다 나은 점이 있지 않겠는가?

산촌의 으슥하고 빼어난 곳을 지날 때면 말을 멈추고 머뭇거리면서 그곳 사람들이 그림 속의 사람과 같다고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들을 만나 물어보면 그들은 즐겁다고 여긴 적이 없다. 그러니 그림 속의 사람에게 즐거운지 묻는다 해도, 역시 내가 아는 것처럼 그들이 반드시 즐겁다고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조귀명/이종묵, 『글로 세상을 호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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