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지혜를 지닌 사람은 여유가 있지만 작은 지혜를 지닌 사람은 남의 눈치만 본다. 위대한 말은 담담하고 너절한 말은 수다스럽기만 한다. 잠잘 때에는 혼백에 의해 꿈을 꾸고, 깨어나면 몸에 의해 활동한다. 외물外物과 접하여 교섭을 가져 매일처럼 마음은 갈등을 일으킨다. 그렇지만 너그러운 자도 있고 심각한 자도 있으며 꼼꼼한 자도 있다. 두려움이 작을 때에는 두려워 떨지만 두려움이 크면 멍청해진다.

쇠뇌의 줄을 튕기는 것처럼 그것이 튀어나온다는 말은 그들이 시비를 가릴 적에 알맞은 표현이다. 신에게 맹세한 것처럼 그것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는 말은 그들이 남을 이기려는 입장을 지키는 것을 잘 표현한 말이다. 가을이나 겨울처럼 쇠해져 간다는 말은 그들이 날로 쇠약하고 있음을 잘 표현한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하는 일에 자꾸만 빠져 들어가 다시는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묶여진 것처럼 그들의 욕망에 억눌린다는 말은 그들이 늙으면서 시들어져 감을 표현한 것이다. 죽음에 가까워진 자의 마음은 다시 소생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장자, '제물론齊物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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