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진한 겨울을 안고
처녀들은 한 아름씩
소포를 띄우고 있던데,
지금은 다 어디로 갔는지 흔적이 없다.
한산해진 우체국에 들어서면
갑자기 들어온 이유를 잊고
나는 몇 장의 우표밖에 살 것이 없다.
말하자면 그들로 볼 때
시는 편리한 날개의 대용일 수도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못할 때
계원은 나에게 우표를 내어주며
잠시 나의 속으로 들어와 본다.
그렇다, 이방인은 잠시
그의 속으로 들어가 본다.
밖을 나오면 동한의 젖빛 거리
어쩌면 띄우고 말 한 장의 편지
그 웃머리를 생각하며
참으로 거짓 없는
한 줄의 육성을 생각하며
며칠 못 본 주인 눅은 악기점으로
그 옆의 낯익은 주점
주점 속의 바다로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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