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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의 지식IN이라든가 오픈사전을 보면서 참신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들이 네이버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일했던 저자 우메다 모치오는 자신이 쌓아왔던 사회적 기반을 포기하기에는 다소 늦은 45세라는 나이에 벤쳐 경영에 뛰어든다. 그가 다소 무모해보이는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계기는 실리콘 밸리에서 목격한 IT기술의 변혁과 환경의 변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발상과 적용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의 약진이었다.

 "반도체의 성능은 1년반을 주기로 두 배씩 향상된다." 그러므로 " 각종 IT관련 제품의 가격은 매년 30-40%씩 하락한다."는 '무어의 법칙'이 제창된 이래 4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들은 마침내 '치프 혁명(Cheap Revolution)'이라고 불리는 시대의 은총을 만끽하게 되었다. 이제 전세계적으로 10억 명 전후의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갖추게 되었다. 물론 워드 프로세서가 보급됐다고 해서 모두가 일류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만일 그런 장비와 도구가 '무어의 법칙' 아래 진화를 거듭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를 갖추게 되었다. 즉, 자신을 표현할 능력을 갖게된 것이다. 이를 '총(總) 표현사회'라고 부른다. 총 표현사회는 방송국으로 대표되던 기존 미디어의 권위를 흔들 것이다. 아니, 그런 현상은 이미 시작되었다.

 치프 혁명과 함께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인터넷이 지닌 가능성이다. 인터넷에서는 '불특정 다수 무한대'의 사람들과 연결되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다른 사람에게 1원씩을 구걸해서 받기는 쉬울 것이다. 만일 1억 명에게서 1원씩을 구걸해서 받으면 내겐 1억원이 생긴다. 하지만 그 1원을 1억 명에게서 받아내기 위한 노력과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만약 불특정 다수 무한대의 사람들에게서 1원씩 받아내는 데 드는 비용이 1원보다 훨씬 적게 든다면 이는 실현 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인터넷', '치프혁명'과 함께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혁명적 발상 전환은 '오픈소스'다. 이는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이 모두 공개되고, 마치 극장과도 같은 공개적 공간에서 연쇄적으로 혁신을 일으키는 새로운 조류이다. 바로 '리눅스'가 그와 같이 기존 상식을 뒤엎는 방식으로 개발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오픈소스의 본질은 '훌륭한 지적 자산의 씨앗이 인터넷에 무상으로 공개되면 세계의 지적 자원(=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그 씨앗의 주변에 자발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1998년에 오픈소스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7년 여의 세월이 지난 뒤, 오픈소스는 '위험한 소수의 의견'에서 '시대의 상식'이 되었다.

 '인터넷'과  '치프혁명', 그리고 '오픈소스'라는 새로운 조류는 우리가 늘 접하는 포털 사이트에서 어렴풋이 감지되어 왔다. 그러나 일찍이 이러한 새로운 조류에 주목하고 "지식 세계의 질서를 재편한다." 나아가 "진보된 기술을 바탕으로 전 세계의 지식을 총괄하는 세계 정부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것은 네이버가 아닌 구글이었다. 구글은 단순히 공짜 검색엔진을 제공하는 회사가 아니었다.

노벨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파인만은 뉴턴역학에 젖어있는 학생들에게,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대상(원자적 규모의 현상)은 "지금까지 보아온 그 어떤 것과도 닮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뉴턴역학의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으며 현상 전체를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IT와 웹의 세계도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를 감지하려면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던 개념들을 상당 부분 버려야 한다. 그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하고 받아들이고 적용한 이들이 바로 구글의 창업자들이다.

 그렇다면 그 새로운 변화의 핵심은 무엇인가?

 2004년 말, 미국IT산업의 2대뉴스가 상징하는 바가 있다. 하나는 8월에 구글이 주식을 공개한 일이고, 또 하나는 12월, IBM이 중국 기업인 렌샹그룹에 컴퓨터 부문을 매각한 일이다. IBM의 컴퓨터 부문은 연간 매출이 1백억 달러가 넘지만, 렌샹그룹에는 20억 달러에도 못미치는 액수에 팔아 넘겼다. 반면 연 매출 약 30억 달러인 구글의 주식 총액은 공개 직후 약 3백억 달러에 달했다.

왜일까?

 바로 인터넷 권력이 인터넷의 이쪽 편에서 저쪽 편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가가치가 차츰 저쪽 편으로 이동해 가고 이쪽 편의 '물건'은 저쪽 편의 정보를 활용하는 단순 도구가 돼버린다면, 컴퓨터를 중국에서 만들건 어디에서 만들건 상관없다. 앞으로 컴퓨터는 싼 값에 살 수 있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그리는 IT산업의 이래상이다. IBM이 컴퓨터 부문을 중국에 매각한 것 역시 그런 사고방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2004년 3월 31일 구글은 G메일이라는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은 사용자 한 명당 1GB에 달하는 메일 저장 공간을 인터넷 저쪽 편에 무상으로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이른 만우절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우절 거짓말이 아님을 알았을 때 사람들은 인터넷의 저쪽 편에 구축된 구글의 정보발전소가 상식적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낮은 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구글의 정보발전소가 IT산업의 향후 10년의 3대 조류(인터넷, 치프혁명, 오픈소스)를 모조리 실현한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컴퓨터 저쪽 편의 무한한 세계'에 감동한 세대 중 처음으로 빌 게이츠에게 도전장을 낸 인물은 넷스케이프를 창업한 마크 앤드리슨이다. 그러나 당시 정상을 달리던 40대 초반의 게이츠는 자신의 모든 힘을 결집해 넷스케이프를 궤멸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넷스케이프를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것은 '이쪽 편'대 '저쪽 편'의 싸움이 마이크로소프의 홈구장인 '이쪽 편'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넷스케이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이쪽 편의 소프트웨어 세계를 주전장으로 삼았다. 저쪽 편에 과거와는 전혀 다른 구축물을 만들며 참신한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한 구글과는 상황이 달랐다.

다음 기사를 주목해서 보기 바란다.

▲구글 MS와 오피스 시장에서 경쟁 본격화조짐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세계 최대의 인터넷업체로 부상한 구글이 마이
크로소프트(MS)사의 영역인 오피스 시장을 넘보면서 양사간 경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인터넷 브라우저 상에서 사용이 가능한 워드프로세
서.스프레드시트 업무용 '구글 Docs & 스프레드시트'의 연계기능을 강화한 무료 번
들용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비업무수요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이는 전문적인 오피스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반 소비자 수요층을 겨냥한
것으로, 올해말 MS오피스 2007 출시를 앞두고 있는 MS는 이 같은 구글의 시도에 긴
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MS측은 구글 제품이 갖고 있는 기능적 한계를 강조하고 나서자 구글측은 대부분
사용자가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기능의 10% 정도만 사용할 뿐이라고 맞서는 등 신경
전도 팽팽하다.
포리스터 리서치의 카일 맥냅 연구원은 "구글이 당장 시장점유율 면에서 MS를
위협할 수는 없겠으나 굳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 확산이 이뤄
질 경우 장기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jbkim@yna.co.kr

이제 빌 게이츠도 워렌 버핏처럼 자신의 전재산을 자선재단에 기부하고 은퇴할 때가 온 것이다.
인터넷의 '이쪽 편'의 권력은 이미 '저쪽 편'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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