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포의 외삼촌 정공(丁公)은 초나라 장수로 항우를 모셨다. 초한쟁패 도중 정공은 팽성(彭城) 서쪽에서 유방을 추격하여 그를 거의 사로잡을 뻔한 적이 있었다. 다급해진 유방은 인정으로 호소했고,
“ 우리 두 사람은 모두 현능한 사람인데 어찌 서로 해칠 수 있습니까?”
이에 정공은 군사를 거두어 돌아갔음으로 유방은 포위망에서 벗어나 도망칠 수 있었다. 유방이 정공에게 목숨을 빚진 셈이었다.
그 후 유방은 항우를 물리쳤고, 정공은 과거의 빚을 생각하며 유방을 찾아왔다. 그러나 유방은 정공을 포박하게 하고 대중이 보는 앞에서 조리를 돌리며
“ 정공은 항우의 신하로서 충성을 다하지 않았다. 항우로 하여금 천하를 잃게 만든 자가 바로 정공이다.”
고조는 곧바로 정공을 참수시키고 말했다.
“ 후세로 하여금 무릇 남의 신하된 자로써 정공을 본받으면 안 될 것이다.”
-사마천, 『사기』「계포·난포열전」
주인을 베반하거나 주인을 팔아 일신의 영예를 추구한 소위 '반주구영叛主求榮하는 인간에 대한 사마천의 강렬한 증오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