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짓불[전남진]

from 좋은글모음 2012. 6. 9. 12:23

이청준 소설에 <전짓불> 이야기가 있다. 어두운 밤 전짓불을 비추며 좌익인지 우익인지 묻는다. 불을 받은 사람은 어떤 대답을 해야 살 수 있는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지금 한국에도 전짓불을 든 자들이 국민에게 불을 비추며 대답을 강요하고 있다.

권력을 이용해 법을 유린하고, 이권과 사익을 좇느라 부정부패하고, 민족의 대결과 분단을 고착시키며 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국민을 이념으로 갈라놓으며 독재자를 숭배하기 때문에 새누리당을 싫어하는 것이지, 내가 좌파라 그들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주인노릇 두 번 해보니 차라리 종노릇 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닐까. 독재가 무서운 것은 반민주가 아니라 뼛속 깊이 노예근성을 새기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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