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 경제에 대한 스터디가 활발하다고 한다. 지금 글로벌 경제가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본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근무한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 우리 경제와 사회가 90년대 초반 일본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소비부진의 장기화와 건설경기의 급랭, 집값 하락 등이 일본의 90년대 초반의 현상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 삼성과 현대차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우뚝 섰는데, 이 역시 90년대 소니와 토요타가 글로벌 기업으로 잘 나갈 때와 비슷하고, 이들 기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의 없다는 점도 닮았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류 문화도 90년대 초 일본 문화 열풍과 비슷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업소득 증가율은 두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개인 소득 증가율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점도 90년대 일본과 닮은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지난해 59%로, 미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10% 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근로자보수)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쯤되면 우리가 일본 경제를 공부해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우리는 일본과 다르다'고 강조하지만 말고 일본의 장기 불황과 대처 방식을 꼼꼼히 들여다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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