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아뎀이라는 크로아티아의 농부가 끔찍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미국 신문기자이며 작가인 피터 마스와의 인터뷰에서 농부 아뎀은 등을 구부리고 앉은 채 중얼중얼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했다. 사건이 너무도 처참해서 정신과 기운이 다 고갈된 듯 보였다. 목소리조차 속삭임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바로 한 해 전에 현지의 세르비아인과 크로아티아인의 관계가 악화되었다고 그는 입을 뗐다. 불과 1년 만에 그들은 개인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자신들이 '우리와 맞서는 그들'이라는 획일적 사고방식을 가진 군중으로 변질되는 것을 목격했다. 그러던 어느날 밤, 갑자기 그 적대감은 깨어날 수 없는 악몽으로 변했다. 인근 마을에서 온 세르비아인들이 아뎀의 마을에 사는 서른다섯 명의 남자들을 포위하고 차례로 목을 그었다.
바로 1년 전 가을만 해도 살인자들은 희생자들이 들녘에서 추수하는 것을 도왔다. 이 세르비아인들은 그들의 친구였고 삶을 함께 나눈 이들이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게 그들을 몰살한 것이다.
-달라이 라마, 하워드 커틀러, "당신은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