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버리고 개구리를 쫓음


영상공이 여름날에 낮잠을 자는데 뱀이 공의 배 위로 올라갔다. 공이 

마음으로는 그것을 쫓아버리고자 하나 뱀이 놀라 사람을 상하게 할까

봐 두려워 목석처럼 감히 움직이지 못하였다. 아들 퇴지는 바야흐로

여섯 살이었는데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가다가 그것을 보고 곧 풀이

우거진 연못으로 가서 서너 마리의 개구리를 집어던지니 뱀이 사람을

버리고 개구리를 쫓거늘  이에 (영상공이) 몸을일으킬 수가 있었다. 

퇴지가 어릴 때부터 기지가 이와 같더니 장성함에 미쳐서는 이름난

재상이 되었다.


領相公이 夏日에 午睡러니 有蛇上公腹上이라. 公이 心欲逐之나 

영상공이 하일에 오수러니 유사상공복상이라. 공이 심욕축지나 

而恐蛇驚傷人 하여 木石然不敢動이러라. 子 退之는 方六歲라 

이공사경상인 하여 목석연불감동이러라. 자 퇴지는 방육세라 

適父所라가 見之하고 卽往草澤中하여 取三四蝸하여 投之하니 

적부소라가 견지하고 즉왕초택중하여 취삼사와하여 투지하니 

蛇가 舍人從蝸이거늘 乃得起身이라 退之가 自幼로 機智如此러니

사가 사인종와이거늘 내득기신이라 퇴지가 자유로 기지여차러니

及長하여 是爲名相하니라.

급장하여 시위명상하니라.


退之 : 조선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홍섬의 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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