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雍'은 물의 흐름을 막는다는 뜻이고, '폐蔽'는 차단하고 가린다는 뜻이다. 요컨대 위의 뜻이 아래로 전달되지 못하고 아래의 감정이 위로 전달되지 못한 채 서로 감추고 숨기면 나라의 혈관이 막혀 몰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진시황과 2세 황제 호해의 행적을 추적해보면 '정보 전달의 기능이 상실되면 조직은 활력을 잃는다'는 이치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생각이 깊고 시세의 변화를 아는 인물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과감하게 충성을 다하여 황제의 잘못을 막지 못했던 이유는 진나라에서 꺼리고 피해야할 습속이 많아 충성어린 충고를 하는 사람은 말도 끝내기 전에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천하의 뜻있는 지식인들은 듣기만 하고, 두 다리를 모은 채 입을 꼭 다물었다. 이 때문에 세 임금이 바른 도리를 잃었는데도 충성스럽다는 신하들은 솔직하게 나서 충고하지 못했고, 지혜롭다는 지식인들은 묘책을 내지 못했다. 천하가 어지러워진 다음에도 황제는 이런 일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 이 어찌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사마천, "사기" '진시황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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