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경중(問鼎輕重)

from 좋은글모음 2012. 10. 14. 21:26

 춘추시대(春秋時代) 초(楚)나라 장왕(莊王)은 융족(戎族)을 토벌한 뒤

주(周)나라의 국경 근처에서 대군을 사열하고 오랑캐를 토벌한다는 구실로 

주나라의 수도 낙양 근처까지 군사행동을 했다.

위협을 느낀 주나라 정왕(定王)은 왕손만(王孫滿)을 보내 회유토록 했는데,

그를 만난 장왕은 대뜸 주 왕실의 보배인 구정(九鼎)의 크기와 무게를 물었다.

구정은 고대 순나라의 임금 우때 주조되었다고 전해오는 거대한 솥으로서 이는

천자의 덕을 상징하는 보물로 하·은나라를 거쳐 주나라에 이르기까지

대대로 천자가 계승해 오는 물건이었다.

그러자 그의 야욕을 간파한 왕손만이 이렇게 말했다.

 " 문제는 솥이 아니라 덕입니다.

천자의 덕이 있으면 작은 솥이라도 무겁게 버티지만

그렇지 않으면 큰 솥이라도 가볍게 옮겨질 수 있습니다.

주나라가 쇠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천명(天命)이 바뀐 것은 아니니

솥의 무게를 물을 때가 아닙니다."

이에 장왕(莊王)은 군대를 철수시켰다.


■ '문정경중'은 어떤 직위에 있는 인물의 능력과 자격에 의심이 들어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은근히 압력을 넣을 때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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