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미군들이 아직도 고기가 많이 붙어있는 닭다리 한 무더기를 버렸다. ······ 어머니는 닭뼈와 닭고기와 보리를 넣고 심지어 귀한 쌀도 약간 보태어 맛있는 국을 끓이셨다. 이렇게 많은 닭다리를 어디서 발견했느냐고 아버지가 물으셨다. 나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그날밤 아버지는 부엌에서 녹이 쓴 양동이를 꺼내오더니, 내게 쓰레기장 가는 길을 가르쳐 달라고 하셨다.

-안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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