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가진 모든 것을 우리한테 달라. 그것도 내일 당장 달라."
이승만은 미국 원조 달러가 어디에 쓰였는지를 낱낱이 설명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이런 규칙을 들어본 적도 없는 자신의 각료들한테는 물론이고 미대사관에도 그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 경기순환을 결딴내는 열병인 인플레이션도 그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냥 조폐국에 전화해서 환(圜)화를 좀더 찍어내라고 하면 그만이었다.
미국무부는 1950년 봄 내내 인플레이션에 관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미 국무부는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되면 이승만이 쟝졔스의 전철을 밞을 것으로 생각했음이 분명하지만 쟝졔스는 그래도 일단의 미국인 보모들한테 어깨 너머로 돌봐주면서 매일 입에 캔디를 물려 달라고 한 적은 없었다.
-브루스 커밍스,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