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는 이것입니다. 집단은 사회적 불공평에 대해 합리화를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자신들의 차별적인 사회의 무기력한 희생자라고 믿기보다는 자신 혹은 자신의 집단이 잘못된 일을 저질렀거나 천성적으로 약하다고 믿는 것이 더 쉬울 수가 있습니다. 깊은 심리적 차원에서는 아무 이유 없이 나쁜 일이 일어나는 불공평하고 제멋대로이고 차별적인 우주를 믿는 것보다는 자기 집단의 열등함을 믿는 것이 덜 불안합니다. 이와 같이 고정관념들은 합리화의 수단이거나 무의미한 세상에 의미를 주기 위한 방편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양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은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 불평등은 그 고정관념을 영구적인 것으로 못 박아 버립니다.
이런 합리화는 탄압당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탄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고정관념을 영구적인 것으로 고착시킬 수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불공정한 세상을 믿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나쁜 일이 무작위로 일어나는 세상이라는 생각 자체가 사람들을 깊은 차원에서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누군가 아무 이유 없이, 잘못하지 않았는데도 나쁜 취급을 받는다면 똑같은 일이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만일 누군가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면, 적어도 우리 마음 한켠에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차별대우를 받는, 신분이 낮거나 심지어 심하게 억압당하는 집단을 볼 때면 우리는 그들이 그것의 원인이 되는 특성을 천성적으로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믿곤 합니다.
-고정관념의 위협 효과, 하워드 커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