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구광렬]

from 바람의노래 2014. 2. 28. 22:01

헤어짐은 바람처럼 해야 한다. 

바람이 나무와 

바람이 별과 

바람이 또 바람과 어떤 이별을 하던가. 

그냥 스치어갈 뿐 

뼈도 눈물도 남기지 않고 

장삼 자락만 흔들지 않더냐. 

세상 모든 것 떠날 때 찌꺼기를 남기건만 

머문 적 없다고 바람은 

자리마저, 

자리마저 쓸어버리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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