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무덤

from 바람의노래 2020. 9. 29. 08:16

어머니 무덤 

                           정연희


어머니 무덤 곁에 누웠네

풀벌레 소리에
내 영혼의 한 자락 애틋한 여울이 되고

​추석도 저만치 가버린 한나절
쪽빛 하늘
산굽이에 서성대고
가을걷이 앞둔 논에
볕이랑 꿈결 같은데

끊긴 연처럼
아득하게 떠도는 생각 한 조각

가없는 하늘 이불 삼아 누우니
내 혼의 머릿단 쓰다듬는 솔바람 소리
이제 맞아야 할 나의 늙는 날이
이렇기만 하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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