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리딩의 세계

from 좋은글모음 2008. 6. 28. 13:19

'하지만'의 기술

부장 : XX씨, 미안하네만, 오늘 회의에 자네가 나 대신 좀 참석해줄 수 있겠나?
사원 :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우선 이 일을 끝내고 난 다음이라야 가능할 것 같은데요.
부장 : 아..., 자네도 무척 바쁜 모양이군. 그럼 다른 사람한테 부탁할테니 하던 일 계속하게.

'하지만', '그러나', '그렇지만', '~지만', '~라고는 해도' 같은 접속사는 의식적으로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잠재의식에 꽤 큰 힘을 발휘한다. 바로 '하지만' 앞에 오는 문장의 위력을 약화시키고, 뒤에 이어지는 문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위의 예처럼 "네, 알겠습니다."라는 말은 온 데 간 데 없어지고, 뒤에 이어진 " 이 일을 끝내야 하거든요."라는 문장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다. 따라서 부장의 의식에는 분명히 '알겠습니다. 이 일을 끝마치는 대로 회의에 대신 참석하겠습니다.'라는 전혀 하자없는 대답이 들리는데, 잠재의식에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마저 끝내야 하기 때문에 회의에는 대신 참석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전달돼,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은행계좌 사기범도 더블 바인드를 이용한다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XX은행 XX지점의 XXX라고 합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지난 달 저희 쪽 전산오류로 고객님 계좌에서 30만 원이 인출되었습니다. 지금 곧 입금해 드리려고 하는데, 계약번호를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연락드렸습니다."

"계약번호...라고요?"
"아, 네. 계약번호가 생각이 잘 안 나시면 비밀번호로 확인하셔도 상관없습니다만..."
"그래요? 비밀번호는 알고 있죠... XXXX예요."

애인의 바람기를 잡아내는 언어 트릭(멀티플 임플리케이션)

나 : (지나가는 말투로) 어제 뭐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었어?(멀티플 임플리케이션)
애인 : 아니, 별로. 자기는?
나 : 나도 그냥 그렇지 뭐.

나 : (지나가는 말투로) 어제 뭐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었어?(멀티플 임플리케이션)
애인 : 어? 왜?
나 : 그냥, 무슨 일 있었나 해서.
애인 : 별로. 아무 일도 없었는데.

두 대화의 차이를 음미해 보시길...

-"콜드리딩COLD READING[이시이 히로유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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