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렬이 진행하는 방송에 한 유치원 아이가 출연했습니다.
이홍렬이 물었습니다.
"아이엠에프IMF 때 뭐가 달라졌나요?"
아이엠에프라는 단어가 낯설었는지 갸웃거리던 아이가 대답합니다.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적게 사줘요."
사람들 모두는 깔깔 웃었지만, 전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구요? 고작 유치원생 아이가 유능한 경제학자들의
뛰어난 설명을 말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가계 지출이 줄었다."라거나,
"내수 소비가 부진하다."라고 말합니다.
아이는 가계 지출과 내수 소비란 개념어를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정답의 핵심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식을 많이 알아야, 책을 많이 읽어야, 개념을 많이 알아야
정답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이 틀렸단 것을 단박에 깨달았습니다.

지식과 개념은 도구입니다. 혹은 포장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기의 현실을 관찰하는 예리한 눈과
그것들이 쌓여있는 내면의 생각입니다.

자기의 현실을 예리하게 관찰해서 자기의 언어로 표현한다면
생각의 절반은 완성한 셈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두루 뭉술해진 관찰력과
잠들어 있는 생각을 깨워야 합니다.

-생각을 디자인하라, 이동산,정주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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