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당의 대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선의로 2억을 주었다는 걸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그 분은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이냐 아니냐의 문제라는 걸.
나아가 그렇게 큰 금액에 '선의'라는 게 있을 수 있다고 믿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라는 걸.

대다수 국민이 납득할 수 없어도 진실일 수 있고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도 진실이 아닐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분은
스스로 국민들에게
자신은 '선의'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밝힌 셈이지요.

이번 일을 보면서 문득 <이방인>이 떠올랐습니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이웃이 여동생 문제로 적개심을 가지고 있던
한 아랍인을 죽입니다.
전혀 계획적이지도 않고
해변가에 나갔다가 우연히 그와 마주치게 되고
거기서 우연히 권총으로 그를 죽이게 되고
주인공은 살인자로 법정에 서게 됩니다.

법정에 선 주인공은
왜 죽였느냐는 물음에
'햇빛이 눈부셔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건
검사나 배심원들에게
'납득'이 가지 않는 이유입니다.
심지어는 그를 변호하는 변호인에게까지도.

검찰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틀에
사건의 인과관계를 맞추어 나갑니다.
그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갑니다.

주인공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자신을 포함한 재판에 참여한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술을 하라고 주인공에게 요구합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있는 그대로를 말할 뿐입니다.
마침내 변호인은 주인공이 진술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게 합니다.
그들이 납득할 수 없는 불리한 말을 하기 때문이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변호해야 할 주인공은
법정에서 철저하게 무시당합니다.
그리고 변호의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그들이 만든 납득할 만한 인과관계에 걸려 사형대에 서게 됩니다.

교육감님,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없다 하더라도
'진실'은 진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진실은 힘이 셉니다.
진실은 스스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실의 힘을 믿고 끝까지 당당하게 맞서주세요.
교육감님의 진실을 믿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교육감님을 통해서
이 세상에 아직도 '선의'가 존재함을 확인하고
힘들고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게 해 주시기를,

그리고
요즘 같은 세상에
'선의'라는 게 존재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검찰과 여러 정치인들에게도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염치 없는 부탁인 줄은 알지만
그래서 무척 죄송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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