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안회에게 말했다.
“안회야! 집안이 가난하고 신분도 낮은데 어째서 벼슬을 하려고 하지 않느냐?”
안회가 대답했다.
“벼슬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게는 성곽 밖의 밭 오십 묘가 있어 죽꺼리를 얻기에는 충분합니다. 성곽 안에는 밭 십 묘가 있어 무명과 삼을 얻기에 충분합니다. 금을 타고 지내면 스스로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도는 스스로 즐겁게 살기에 충분합니다. 저는 벼슬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공자가 얼굴빛을 바꾸며 말했다.
“네 뜻이 참으로 훌륭하다. 내가 듣건대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이익 때문에 스스로를 해치지 않고, 자득할 줄 아는 사람은 이익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속마음의 수행이 되어 있는 사람은 지위가 없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했다. 나는 그것을 마음에 새겨둔 지 오래 되었으나, 지금 너에게서 뒤늦게 그것이 실행되고 있음을 본다. 이것이 나의 소득이다.”
-장자,「양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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